[제주콕콕!] 때묻지 않은 청정자연 '한라산 둘레길'
제주도의 올레길이 해안선을 따라 제주도 구석구석을 볼 수 있는 재미가 있다면,
한라산 둘레길은 올레길의 정다움에 신비로움을 더한 곳입니다.
한라산 둘레길은 한라산 허리인 해발 500~600미터 중산간의 길을 따라 한라산을 한바퀴 도는 코스로 총 80Km에 달하는 길입니다.
한라산 트레킹 코스 총 4구간 중 가장 늦게 생긴 수악(물오름) 길은 5.16 도로 중간에 들머리가 있습니다.
한라산의 허리 정도인 해발 500~600미터 지점에 둘레길이 있는데요,
제주도 평지보다 약 4도 정도 기온이 낮기 때문에 한 여름에도 서늘한 기온을 느낄 수 있습니다.
한라산 둘레길에서는 길을 잃을 염려를 하지 않아도 됩니다.
트레킹센터에서 세운 이정표들도 있지만
민간 산악회에서 중간중간 길을 표시해 놓아 그 표시만 잘 따라가면 절대 길을 잃을 걱정이 없습니다^^
이끼가 잔뜩 낀 바위와 원시림에서 신비한 분위기가 물씬 풍깁니다.
둘레길을 걷다 보면 제주도에서 쉽게 볼 수 없는 계곡길을 만날 수 있는데요,
비가 오면 건천이 범람하기 때문에 며칠간은 입산이 금지될 정도로 위험하다고 합니다.
둘레길은 우리 역사의 아픔을 담고 있는 길이기도 합니다.
둘레길의 일부는 과거 일제강점기 시절 일본군이 울창한 삼림과 표고버섯을 수탈하기 위해 만든 길이라고 하는데요,.
군데군데 일제강점기의 잔재들이 남아 있어 마음이 아픕니다.
나뭇잎 사이로 쏟아지는 햇빛 한줄기가 그림처럼 펼쳐집니다.
울창한 숲에 들어서면 도시에서는 느낄 수 없는 고요함의 무게를 온몸으로 체험할 수 있습니다.
수악길 들머리에서 1시간 정도 걷다 보면 만나게 되는 오름 코스입니다.
이승이 오름은 이슥이라 불리기도 하는데요,
산의 모양이 삵을 닮아 붙여진 이름이라고 합니다.
둘레길은 안전하게 길이 잘 정비되어 있지만 오름을 등반하는 길은 산행과 다름없으니 단단히 채비하고 나서야 합니다^^
1940년대부터 1970년대까지 이곳에서 숯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지금은 자취만 남았지만 이 고요한 숲에 머물며 숯을 만들었을 사람들의 노고를 한번쯤 생각하게 됩니다.
길 중간중간 설명판이 있어 둘레길의 생태와 더불어 길의 역사를 공부할 수 있습니다.
지금의 둘레길의 모태가 된 병참로는 제주도민의 강제 노역으로 만들어졌다고 하는데요,
길의 아름다움에 감탄하며 걷다가도 길이 들려주는 이야기가 서글퍼 발걸음이 무겁습니다.
화산암의 뿌리를 박고 자라는 나무들을 보면 하늘을 나는 나무를 보고 있는 듯한 환상적인 기분이 듭니다.
둘레길을 환상숲길이라고 부르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듯합니다^^
해송과 더불어 편백 나무가 식재되어 울창한 숲길이 이어지는데요,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다른 풍경이 펼쳐져 지루할 틈이 없습니다.
오름에 오르면 주변을 조망할 수 있습니다.
올라갈 때의 수고가 아깝지 않을 정도로 이승이 오름에서 보는 넙거리와 사려니 오름의 모습이 장관입니다.
길이 잘 조성되어 있어 큰 힘이 들지 않지만, 산에서는 방심은 금물이니 산행 채비를 꼭 하고 가시기 바랍니다.
'산 길이 다 똑같지'라고 생각한다면 한라산 둘레길에서
울창한 숲길, 소박한 산길, 이끼로 무장한 돌길들이 번갈아 나오는 다양한 식생을 볼 수 있어 신선한 충격을 받게 될 것입니다^^
자연 속에서의 치유를 뜻하는 에코힐링(eco-healing)이라는 말을 아시나요?
숲, 땅, 햇빛, 물, 산소 등이 자연의 치료제가 되어 우리의 몸을 더욱 건강하게 만들어준다고 하는 말입니다.
특히 산림욕이 우리의 몸을 건강하게 유지시켜주는데 큰 효과가 있다고 하는데요,
자연이 선물한 거대한 산림욕장인 한라산 둘레길을 걸으며 몸과 마음의 건강을 챙겨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