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콕콕!] 70년대 모습 그대로 백사마을
작은 마을버스를 타고 달려오면 골목길이 굽이치는 서울의 마지막 달동네라 불리는 중계동 백사마을이 있습니다.
백사라는 이름 때문에 뱀이 사는 곳으로 알고 계시는 분들이 계시지만
옛 주소 104번지였고 104번 버스 종점이 있던 곳이어서 백사마을입니다.
이곳은 1967년 서울 도심 개발을 발표하고 정부가 용산 청계천 등 판자촌에 살던
주민들을 이곳으로 이주시켜 생겨난 마을이라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그 당시의 생활의 모습이나 향수를 불러일으킬 그림들이 많이 보입니다.
작은 크기이긴 하지만 쌈지마당에는 마을 사람들이 담소를 나눌 수 있는 공간입니다.
평편하게 깎아 잘 정돈된 마당처럼 보이는 공간도 있어
운동을 즐기시는 주민분들도 계십니다.
곳곳에 쌓인 연탄이 아직 이곳에 사람이 살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많은 분들이 이곳을 떠나 비어진 집들이 많이 있지만
쓸쓸해 보이지 않는 것은 활기차고 웃는 그림들의 벽화와 온기가 전해지는 듯한 연탄 때문일 것입니다.
골목골목 경사가 많이 진 곳이 있어 벽화를 구경하면서 적지 않게 운동이 되는 공간인데요
노란 옷의 소녀와 친구들이 전해주는 메세지가 무엇일까 생각해 보게 되는 골목입니다.
전래동화의 한 장면을 그려놓은 듯한 벽화를 통해 순수했던 동심의 세계로 들어가는 것 같습니다.
누군가 꾸준히 벽화를 관리하는 것처럼 색바램이 없이 깨끗이 채색되어 있습니다.
서정적인 느낌이 풍기는 벽화들과 함께 아직 미완성으로 남아있는 벽화도 보입니다.
곳곳에 포토존으로도 손색이 없을 정도의 큰 벽화들도 눈에 들어오네요.
백사마을을 구경하면서 지켜야 할 에티켓이 적혀있습니다.
아직도 이곳에서 터전을 잡고 있는 주민들이 계시니 사진 촬영 시 주의해 줄 것과
좁은 골목길 차량 통행으로 주의를 당부하고 있습니다.
1980년대 한강의 기적과 1990년대 IMF로 인한 힘든 시기에 대한 설명으로
백사마을 주민들이 어떻게 변화에 맞춰 살아왔는지 알 수 있습니다.
또한 2008년 개발제한구역 해제로 앞으로 새로운 모습으로 변화될 것을 예고해주면서
어떻게 변화가 될지도 상상해 볼 수 있습니다.
어릴 적 이웃의 초인종 누르고 도망가던 놀이들을 추억하며
골목이 주던 향수를 느껴볼 수 있는 소중한 공간입니다.
화려하지 않지만 소박하고 정감 가는 백사마을에서 사람 사는 정취를 느껴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