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산콕콕!] 역전을 꿈꾸는 천년 고찰 환성사
신라 흥덕왕 10년에 창건되어 천년의 역사를 지닌 고찰인 환성사는
팔공산에 동화사를 세운 심지대사가 마주한 산자락인 무학산 아래에 세운 사찰인데요,
네 개의 돌기둥만 서 있었던 일주문 위에 지붕을 올려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일주문을 통과해 걷다 보면 부도전을 만날 수 있는데요,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승탑의 양식인 조석종형승탑을 통해 조선 후기 이곳에 머물렀던 승려들의 자취를 느낄 수 있습니다.
부도전 가운데에는 작은 석불좌상 한 구가 모셔져 있습니다.
산길과 같은 절 마당을 조금 걷다 보면 해탈문인 수월관을 마주하게 되는데요,
보통은 절의 입구와 누각의 역학을 하는 이러한 건물을 만세루라 칭하지만
대웅전 앞에 있던 연못에 잠긴 달의 모습이 아름다워 지어진 이름으로
이곳에서는 수월관으로 명하여 부르고 있습니다.
현재는 메꿔져 없어진 연못은 바로 이곳 수월관 앞에 있었다고 전해지는데요,
연못이 새롭게 일주문 뒷 편으로 조성되었지만
연못에 비친 달의 모습을 상상하며 수월관을 올라 예전의 환성사 모습을 떠올려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절의 가장 중심이 되는 보물 제562호인 대웅전과
왼쪽에는 요사채인 심검당, 오른쪽에는 명부전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무거운 대웅전의 처마를 기둥이 받쳐주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고려 전기에 건립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형석탑과 함께 양옆에 자리한 돌기둥은
정료대로 궁궐이나 사찰, 향교의 넓은 뜰에 설치된 밤에 불을 밝히기 위한 시설물입니다.
강단으로 쓰인 심금당과 마주한 곳에 명부전과 산령각이 위치해 있는데요,
산령각은 산신각으로도 불리는데 호랑이를 산의 신령으로 존경하며,
산신으로 승격시켜 모시는 전각을 뜻합니다.
부처님 본생담의 설화를 20폭 병풍처럼 조각한 목공예품 수미단이 인상적인 곳입니다.
수미단은 법당에서 불상을 모신 가로로 긴 모양의 탁자로 흔히 불단이라 부르는 것인데요,
우리 민족의 전통문화화 미적 수준을 실감하게 하는 수미단의 장엄함이 놀라운 곳입니다.
절 입구에 자리한 자라바위 덕분에 이곳이 번창할 것이라 예언했고,
고려 때 대선사가 난 것을 기념하며 일주문과 대웅전 앞에 연못을 팠다고 합니다.
선사는 <연못을 메우면 절이 쇠락할 것>이라고 예언하였는데요,
신도들이 너무 많이 찾아와 귀찮아진 주지가 자라바위의 목을 잘라버리고 연못을 메우자
절 전체에 불이 붙고 대웅전과 수월관만을 남긴 채 타버렸다고 합니다.
그 이후 신도들의 발길이 끊겼다고 합니다.
천년의 고찰이지만 발길이 끊어져가고 있는 사찰,
중흥의 역사를 꿈꾸며 지속적으로 발전해 나가고 있는 환성사입니다.
역전을 꿈꾸며 천천히 비상하는 환성사를 방문하셔서 천년고찰이 지닌 아름다운 수미단을 감상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