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콕콕!] 진천의 수호신이 자리잡고 있는 절 '진천 용화사'
진천군 진천읍에는 대한 조계종 법주사의 말사인 용화사가 위치해있습니다.
용화사가 있던 곳에는 신라시대 때 창건된 절이 있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져 내려오지만
지금의 절의 모습을 갖추게된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라고 합니다.
일주문을 통해 경내로 진입할 수 있지만 주변 마을과 경계가 모호해 보입니다.
여타의 절들이 산 속에 자리잡거나 외딴 곳에 있는 것과는 다른 모양새입니다.
1966년 용화사가 창건되었다는 내용의 비석이 절 앞에 세워져 있네요.
용화사는 박가범전, 지장전, 여래전과 요사채로 이루어져 있는데요.
석가모니불을 모신 대웅전이 '박가범전(薄伽梵展)'이라는 생소한 이름을 달고 있어 호기심이 생깁니다.
'박가범'이라는 것은 바가바트(bhagavat)라는 산스크리트어를 음역한 것으로
유덕하고 명성이 있다는 뜻을 지니고 있음을 뜻하는 불교용어라고 하네요.
박가범전 내부는 석가모니 뿐 아니라 오백나한상이 절을 찾는 사람들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나한이라는 말은 아라한을 줄인 말로 '번뇌가 소멸된 사람'을 지칭 한다고 합니다.
붓다의 열반 후 아라한의 경지를 이룬 이들이 500명이 넘는다고 하여
500나한이 전해져 내려왔다고 하네요.
부처의 정돈된 자세와 대조되는 자유로운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용화사 삼성각은 대웅전 뒤편에 위치해 있으며 최근에 세운 전각이라고 합니다. 실내에는 삼성탱 독성탱 등이 봉안되어 있고,
이 곳에서 기도를 하는 사람들의 이름과 소원이 적혀있는 초들이 눈에 띕니다.
용화사 경내에 들어서면 가장 눈에 띄는 것은 7미터에 달하는 석가여래입상입니다.
이 입상은 고려시대에 건립한것으로 추정되는데, 고려말 절이 폐사되었을 때도
이 곳을 지키고 있어 진천읍의 수호신으로 여겨졌다고 합니다.
7미터의 거대한 입상이 진천읍의 수호신이 된데에는 얽혀진 이야기가 있습니다.
임진왜란 당시 진천으로 몰려들던 왜군이 멀리서 키가 10척이나 되는 장수가
보이자 진천을 피해 진군했다는 전설인데요.
실제로 왜군이 여래입상을 보고 진천에 진군하지 않은 건지에 대한 사실관계는 알 수 없지만
여래입상이 진천읍의 상징적인 위치를 점유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랍니다.
석조여래 입상 옆에는 상대적으로 키가 작은 석조보살 입상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1980년 용화사 개울앞에서 발견된 석조보살 입상은
고려시대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며, 다른 곳에서 보관되어 오다가
최근에 용화사 경내로 옮겨진 것이라 합니다.
석조여래입상 우측편에는 석가모니가 단독으로 모셔져 있는
자그마한 여래전이 위치해 있습니다.
경내가 좁지 않은데, 여래입상과 보살입상 덕에 꽉 찬 느낌이 듭니다.
석조여래입상에서 소원을 비는 사람들의 마음을 담을 수 있는 불전함도 보입니다.
박가범전과 여래전의 반대편에는 종무소와 지장전이 위치해 있습니다.
공양간도 이곳에 위치해 있어 정갈한 살림살이가 눈에 띕니다.
한쪽에는 작은 온실이 조성되어 있어 절을 찾는 사람들이 잠시
눈요기를 할 수 있는 곳이랍니다.
날씨가 쌀쌀할 때도 이곳에는 봄의 기운이 물씬 풍긴다고 하니
경내를 찬찬히 둘러보다 한번 들러보세요.
지장전은 명부전, 시왕전이라고 불리기도 하는데,
지옥의 중생을 구하기 위해 지옥으로 간지장보살을 모시고 있습니다.
이곳의 신자, 혹은 신자의 가족들의 위패가 눈에 띕니다.
용화사는 역사가 오래되지 않아 다른 고찰과 같은 멋은 없지만
여래입상과 얽혀진 전설을 품고 있는데다
진천읍내에 위치해 있어 그 지역 사람들에게는 익숙한 장소로 보입니다.
진천에 들르게 된다면 한번 쯤 들러볼만한 절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