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콕콕!］천주교의 시작, 그리고 이제는 모두의 '배론성지'
백운산과 구학산 연봉 사이로 들어가다 보면 계곡만큼 깊은 신앙의 터가 펼쳐져 있습니다.
1791년 박해를 피해 온 천주교 교우들이 농사를 짓고 옹기를 구워 생활하며 신앙공동체를 이룬 곳으로
마을이 위치한 계곡이 배 밑바닥처럼 생겨서 배론으로 불리고
이곳이 바로 천주교인들의 성지 순례지 '배론성당'입니다.
1855년에는 배론 공소 회장 장주기의 집에 한국 최초의 신학교인 '성 요셉 신학당'이 세워지고
외국인 신부가 조선인 신학생을 가르쳤던 곳입니다.
이곳은 한문이나 한글뿐 아니라 서양의 학문과 문물도 가르쳤으며 동물, 식물, 지리학, 의술과 과학 등
일반상식까지도 가르쳤던 곳으로 현재 오늘날 가톨릭 대학의 신학부로 발전하였습니다.
1801년 신유박해 때 황사영이 외국의 도움을 청하는 내용의 백서를 작성하여
베이징 주교에 보내려다 발각되어 순교하고 1861년 최양업 신부가 문경에서 병사하자
이곳으로 옮겨 시신을 이곳에 안장하였습니다.
1866년 병인박해 때 이곳을 설립한 푸르티에 신부와 프티니콜라 신부가 체포되고 순교함으로써
이곳은 폐쇄기까지 많은 역사적 아픔을 간직한 곳입니다.
'베론성지'는 한국의 카타콤바라 할 만큼 풍성한 신앙의 유산을 지닌 성지 순례지 입니다.
현재 이곳에는 신학당 터와 최양업 신부묘소, 박해시대의 옹기굴 흔적 등이 남아 있으며
1977년 원주교구에서 성지 개발 위원회를 구성하여 개발을 시작하였고
'성요셉 신학당'이 복원되고 각종 기념물이 세워져 순례지로 되살아났습니다.
특히 배론 성지 입구에 위치한 원주-제천 간의 탁사정은 배론이 자랑하는 절경 중 하나이며
제천 10경에 속할 만큼 아름답고 빼어난 경관을 자랑하는 곳입니다.
아름다운 조경과 깔끔한 관리가 눈에 띄는 곳으로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소풍 장소로도 손색없는 곳입니다.
천주교의 많은 희로애락과 특히 역사적 사건들을 간직한 곳으로 영원히 기억될 테지만
'배론성지'는 천주교인이 아니라도 역사 공부와 더불어
제천 10경이라 불리는 아름다움을 느껴볼 수 있는 모두의 공간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