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콕콕!] 조각상의 다양한 변주, 영월 종교미술 박물관
지붕없는 박물관이라는 별칭이 붙은 강원도 영월은 크고 작은 박물관들이 도시 전체에 퍼져 있습니다.
다양한 테마를 가진 박물관이 많아 사람들의 흥미를 끄는데
영월 북면 문곡리에도 이색박물관이 있어 발길을 끕니다.
바로 영월 종교 미술 박물관인데요!
31번 국도에서 빠져나와 1km의 시골길을 따라 올라가면 박물관이 나온답니다.
영월 종교미술박물관은 영월 여타의 박물관과 달리
폐교가 아닌 곳에 자리를 잡고 있는데요. 그래서인지 좀 더 아늑한 분위기를 가지고 있답니다.
특히 정원에서부터 기독교의 성인의 모습을 한 석고조각상이 인상적이랍니다.
종교 미술 박물관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정원입니다.
건물 세개가 나란히 줄지어 있는데 첫번째 건물은 매표소겸 관리소이고
두번째 건물이 제1전시관인 기독교 전시관이며
제2전시관이 불교 및 기타종교 전시관입니다.
박물관을 둘러 작은 길이 나있는데 곳곳마다 석조각상이 있어
야외에서 산책을 하면서도 볼거리가 많습니다.
관장인 최영철(바오로)작가는 40년간 목조각을 한 유명한 조각가 입니다.
이탈리아에서 자라 파리 에꼴데 보자르에서 수학하고,
40년간 성상작품을 만드는 예술의 길을 걸어온 분이라고 하네요.
성서를 기반으로 한 작품들이 대부분이며 천주교에서는 성상 조각가로 매우 유명하다고 합니다.
아카시아, 마호가니 등의 나무들이 작가의 손을 거쳐 십자고상, 마리아상 등으로 탄생한다고 하네요.
'나무는 가장 인간을 닮아있고, 동시에 그리스도와 부처를 닮았다'는
작가의 오묘한 말이 작품을 보면 어느정도 이해가 됩니다.
전시관을 둘러보면 나무의 질감을 그대로 살아있으면서도
생명력이 살아있는 작품들이 눈앞에 펼쳐집니다.
작가가 재해석한 최후의만찬과 십자가의 길은
관람자도 경건하게 만드는 힘이 느껴지는 작품들입니다.
특히, 모자(母子)나 어머니를 주제로 한 작품들이 눈에 많이 띄는데요
이는 작가의 삶과 연관되어 있다고 하네요.
작가는 한국전쟁 때 전쟁고아로 어렸을 때 해외로 입양되었는데
육친에 대한 그리움 때문인지 그의 작품 중 '어머니'를 주제로한 작품이 많다고 합니다.
혼혈인 작가의 외모처럼 그의 작품들도 동양과 서양의 느낌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작품들이 많습니다.
그러한 작품세계가 더 신비롭게 느껴지기도 하는데,
작가의 분신인 작품들을 보며 작가의 삶을 생각해보게 됩니다.
40년간 기독교 성상만 조각하던 작가는 작품의 세계를 타종교로까지
확대해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고 합니다.
제2 전시관은제 1전시관에 비해 작품수는 적지만
다양한 종교의 조각상을 볼 수 있는 재미가 있습니다.
부처형상의 목조각과 힌두교의 신인 나타라사의 철조각이
이질적인듯 이질적이지 않은듯 어우러져 있습니다.
소재도 맥락도 다른 두 작품이 한 작가의 손을 거쳐 탄생해서 일까요?
예수상 부터 십이지신을 표현한 작품까지, 성상 뿐 아니라 성화까지 작업을 하는 작가는
지금도 계속 자신의 작품세계를 확장하고 있다고 합니다.
종교가 없는 사람도 미켈란젤로 작가의 피에타를 보면 슬픔을 느낀다고 하지요?
아름다운 작품을 만났을 때의 사람들의 반응은 크게 다르지 않을 듯 합니다.
다양한 성상의 변주를 볼 수 있는 영월 종교 미술박물관에서
종교를 뛰어넘는 작품세계를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