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콕콕!] 호주머니 속 웃음을 감추고 있는 길, 이태원 우사단길
현재 이태원의 이국적 이미지는 오랜 시간에 걸쳐 구축된 모습같은데요,
이태원과 용산 지역은 조선시대부터 한양으로 통하는 주요 길목에 있어, 군사요충지의 역할을 했던 곳입니다.
그래서 일제강점기 때에는 용산에 일본군이 주둔해 있었고, 광복 이후 지금까지 용산에 미군이 주둔하면서
용산과 인접한 이태원에는 많은 외국인들이 거주하게 되었는데요,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많이 사는 곳이라 그런지 이태원은 다양한 문화가 결합된 형태의 상점들이 많습니다.
이태원 우사단길이 시작되는 곳은 무슬림 사원이 있는 곳인데요,
서울중앙성원 앞에 서면 이국적인 사원의 주변 풍경 때문에
서울이 아닌 다른 곳에 여행 온 듯한 기분이 듭니다.
이태원의 메인 로드는 이태원역과 한강진역이 지나가는 이태원로이지만,
이태원로를 중심으로 사방에 골목상권이 형성되어 있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다른 동네에서 볼 수 없는 특색 있는 상점들이 이태원 골목골목에 위치해 있는데요,
해방촌길, 경리단길 등이 먼저 핫플레이스에 등극했고, 최근에는 무슬림 사원 주변의 우사단길이
새로운 핫플레이스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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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사단은 원래 기우제를 지내는 제단을 뜻하는 말인데요,
정확한 위치는 모르지만 인근에서 기우제를 지낸 것으로 추측된다고 합니다.
기우제가 하늘에 가까운 곳에서 지내는 거라면 언덕 높은 이곳이 제단의 위치로 제격이었을 것 같습니다.
지명의 유래야 어찌되었든 지금 이곳은 서울에서 가장 특색 있는 골목 중 하나입니다.
화려함과 세련됨을 기대하고 이 골목에 들른다면 실망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20~30년 전 서울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이곳은 시간이 멈춘 골목처럼 보이기 때문입니다.
오래된 터줏대감과 같은 주변 상권과 새로 형성된 상권이
원래 그랬던 것처럼 잘 어우러져 위화감이 없고, 동시에 이 길에는 새로움이 가득합니다.
우사단길은 보물 찾기를 하는 기분으로 돌아다닐 수 있는데요,
이곳에서 무엇을 발견하게 될지는 아무도 모르니까요^^
이 골목이 지금의 모습으로 변모하게 된 것은 2003년 이후라고 합니다.
재개발 구역으로 지정되어 개발이 제한되었고, 재개발을 기다리는 가운데 젊은 예술인들이 이곳에 터를 잡게 된 것인데요,
슬럼화되던 골목이 사람들로 북적이게 된 것도 이때부터 였다고 합니다.
지금은 우사단 마을 공동체도 만들어져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고 하는데요,
원주민과 외부 유입 주민들이 조화롭게 소통하는 동네의 좋은 예로 꼽힌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우사단길에서 재미난 풍경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동네 열쇠집 옆의 작은 카페, 건강원 옆의 디자인 스튜디오 등과 같이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업종이 옹기종기 모여있어 정겨운 모습을 만들어냅니다.
일반 가정집 옆에 독특하면서 특색있는 작은 상점들이 위치해 있기도 합니다.
지나다니다 보면 일반 시내에서 볼 수 없는 친근한 풍경도 눈에 띕니다.
이곳 우사단길이 더 유명해진 이유는 매월 마지막 주 열리는 '계단장터' 때문입니다.
이슬람 중앙사원 뒤편의 계단에서 벼룩시장이 열리는데요,
이곳 이태원에 사는 아티스트들의 작품뿐 아니라 동네 주민들이 내놓은 빈티지 소품들 등
장터에 참여하는 다양한 상품들을 구경할 수 있습니다.
매월 마지막 주 토요일이 아니더라도 우사단길을 매일 지키고 있는 재미난 상점들이 많습니다.
큰 규모의 프랜차이즈 카페는 없지만, 작지만 알찬 카페들이 골목 곳곳에 있습니다.
수공예 주얼리부터, 오래된 빈티지 시계를 판매하는 상점까지 다양해서
한 가지로 규정할 수 없는 독특한 특색을 가진 곳들을 곳곳에서 마주칠 수 있습니다.
상점 이름만 봐서는 그 정체를 알 수 없는, 내부까지 자세히 보아야 알 수 있는 상점도 있습니다.
센스 있는 제목을 가진 상점들도 즐비합니다^^
반면에 무엇을 하는 곳인지 애매한 이름의 집들도 있습니다^^
우사단 고기는 맛집으로 평정이 나있고,
173the PIZZA는 맛 좋은 피자와 시원한 생맥주를 저렴한 가격에
파는 곳으로 유명합니다.
이태원답게 이국적인 가게들도 눈에 띕니다.
우사단길이 재미있는 이유는 어떤 가게가 있어서라기보단 원래 동네와 새로운 가게가 조화되어 있는 모습 때문인데요,
우사단길의 가게들은 소박하면서 그 안에 유머를 가지고 있는 가게들이 옹기종기 모여있어
길을 방문하는 사람들을 웃음 짓게 합니다.
우사단길의 겉모습은 시간이 멈춘 듯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어느 곳보다도 젊음이 가득 차 있습니다.
이태원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면 우사단길에 먼저 방문해보시길 바랍니다^^